“지금까지 제대로 속았네”...숙박앱들의 충격적인 최저가 요금 '눈속임' 수법 > 해외여행 정보

숙박 앱에서 가격 공개하는 방법

여행객들이 몰리는 연휴 대목에 맞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가운데 일부 숙박앱이 몇몇 호텔의 최저가 표기를 숙박이 아닌 대실 기준으로 안내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최저가 대실 상품을 숙박 상품 사이에 함께 나타내 혼동을 주거나 이벤트 상품 공지를 하단에 작게 표시하는 등 소비자를 속이는 방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여름휴가를 맞아 남편과 3박 4일 해외여행을 준비하던 A(31)씨. 묵을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한 호텔예약 플랫폼에 숙박업소를 검색했습니다. 날짜와 목적지를 입력하자 근처에 위치한 다양한 숙소와 가격이 화면을 채웠습니다.

A씨는 여행 예산을 고려해 1박에 평균 25만원대 숙소 호텔을 선택했습니다. 객실 유형과 조식을 포함할지 등 거래조건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예약 버튼을 누르자 가격은 33만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작은 글씨로 ‘세금과 봉사료 추가’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A씨는 속은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OTA)에 사업자 이익을 위해 소비자의 비합리적 지출 또는 예상치 못한 지출을 유도하는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이 허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크패턴은 소비나 이용횟수를 늘리기 위해 쓰는 속임수 정보를 뜻합니다. 주로 인터넷·모바일 등에서 소비자의 인지·행동편향을 악용해 소비자의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거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줍니다. ‘불법’의 경계선을 교묘하게 넘지 않는 데다, 당사자도 속았지만 속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규제가 쉽지 않습니다.

예컨대 판매 마감 시각을 카운트다운하거나, ‘마감 임박’ 등의 내용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칫 나만 좋은 기회·물건을 놓칠 수 있다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을 이용해 구매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일부 숙박앱, 호텔 최저가 요금 '눈속임' 논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등이 온라인 여행(OTA) 플랫폼들의 숙소 가격 표기와 관련해 ‘눈속임 상술(다크패턴)’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여기어때’와 ‘데일리호텔’ 등 일부 숙박앱이 일부 호텔의 최저가 표기를 ‘숙박’ 기준이 아닌 ‘대실’ 기준으로 안내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숙박 예약을 위해 ‘여기어때’와 ‘데일리호텔’ 앱에서 호텔 가격을 비교하다보면 특정 호텔의 최저 요금이 다른 OTA 앱보다 유독 저렴한 가격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숙박’ 기준이 아닌 일명 ‘반나절 호캉스’라는 명칭으로 객실을 짧은 시간(5∼12시간) 이용하는 ‘대실’ 개념의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어때’와 ‘데일리호텔’은 숙소 검색 리스트에서 호텔 최저가 요금을 표기할 때 대부분 ‘숙박’ 기준으로 안내하지만, 그 가운데에 일부 호텔의 최저가를 ‘반나절 호캉스’ 요금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반나절 호캉스’ 상품을 여기어때·데일리호텔 등 OTA 플랫폼으로 판매 중인 호텔은 △글래드호텔 계열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바이 메리어트 △레스케이프 △신라스테이 계열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 △테이크 호텔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 등입니다.

해당 호텔의 반나절 호캉스 상품은 야놀자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놀자는 호텔 리스트에서 최저가를 안내할 때 ‘숙박’ 가격을 가장 먼저 노출하고 특정 호텔의 객실을 선택하는 페이지에서 반나절 호캉스 상품을 보여줍니다. 야놀자의 경우 소비자들이 호텔을 찾아볼 때 대체로 ‘투숙’을 전제로 검색하는 심리를 고려해 최저가 안내를 숙박 기준으로 안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숙박앱 야놀자·여기어때·데일리호텔 3곳에서 같은 날짜(9월 19일~20일)에 동일한 호텔 가격을 비교했을 때, 야놀자(제일 왼쪽 위·아래 사진)는 숙박 요금을 기준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여기어때(가운데 위·아래)와 데일리호텔(오른쪽 위·아래) 2개 앱은 반나절 호캉스 요금을 최저가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 야놀자·여기어때·데일리호텔

해외 OTA 플랫폼 앱인 부킹닷컴·트립닷컴·호텔스닷컴 등에서는 대실 개념의 반나절 호캉스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어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반면 숙박과 대실을 구분하지 않는 여기어때와 데일리호텔의 호텔 최저가 표시 방식은 숙박 요금 사이에 대실 요금을 끼워 넣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를 하는 데에 불편한 점으로 지적됩니다.

“보이는 금액이 다가 아니다” 숙박 플랫폼, ‘다크패턴’ 주해야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서도 공정위에서 배포한 다크패턴 관련 보도자료에 해당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최근 다크패턴과 관련한 자료를 배포했는데, ‘부분가격을 전체가격인 것처럼 표시’하는 경우에도 다크패턴 유형에 포함된다"며 "이번 사례는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공정위에서 지난 4월 발표한 ‘온라인 다크패턴으로부터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방향’ 별첨 자료에 ‘방해형 상술’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방해형 상술에서는 3가지 유형이 있는데, 반나절 호캉스(대실) 상품을 숙박 상품 사이에 함께 표시하는 것은 ‘제한된 범위의 가격비교방해(이하 가격비교방해)’에 해당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비교방해란 ‘같은 종류의 상품 사이에 가격 비교를 어렵게 만들기 위해 정당한 사유 없이 크기·수량·묶음단위 등을 다르게 적용해 그 가격을 표시’하고 ‘그 사실을 은폐·누락·축소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숙박 기준 최저가를 가장 먼저 표시하고 그 사이에 대실 기준 상품(반나절 호캉스)의 최저가를 표시하는 것은 상품의 기준과 가격비교가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여기어때 관계자는 "현재 호텔 최저가 요금 표시를 숙박보다 저렴한 반나절 호캉스 상품이 있더라도 숙박 기준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다만 적용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어떻게 소비자들은 속지 않을 수 있을까요?

가격 비교: 여러 숙박 앱과 호텔 웹사이트를 비교하여 가격을 확인하십시오.
리뷰 검토: 다양한 리뷰 사이트에서 호텔 리뷰를 읽어보고, 다른 여행자들의 경험을 고려하세요.
가격 경고 설정: 일부 앱은 가격이 내려갈 경우 알림을 보내주는 옵션을 제공합니다. 이를 활용해 보세요.
시기 선택: 여행 날짜를 조절하여 비싼 시즌이나 이벤트 기간을 피하십시오.
모든 비용 확인: 예약할 때 추가 요금과 세금을 확인하고 예약 요금을 정확히 알아봅니다.

숙박 앱을 사용할 때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비용과 조건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더 신중하게 접근하면, 숙박 예약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더 나은 거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소비자가 조심하는게 아니라 정부에서 소비자가 피해받지 않는법안이 마련되길..." ,"분명 5~6년 전에 이건 금방 법으로 없어지겠네 했는데 아직도 남아있는게 너무 신기하네요... 컴맹인 가족들은 아직도 저런 다크패턴에 걸리는게 마음아픕니다..." ,"이미 규제되어야 했던 것들이다. 이런 회사들은 수십에서 수백배의 과징금과 형사처벌로 이런 시도조차 엄두내지 못하도록 규제해야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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