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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이런 곳이?"...출입 금지 구역에서 감각적인 명소로 탈바꿈한 5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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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 2,376
  • 작성일 : 2023-09-1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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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동안 방치되었던 서울 유령 구역의 놀라운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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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은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가 넘쳐납니다. 경리단길부터 성수동 카페거리, 연트럴파크, 합정동 등 서울 핫플레이스부터 오랜 역사를 간직한 경복궁과 북촌까지 가볼만한 곳들이 정말 많은데요.

하지만 때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복잡한 서울이 괜히 뻔하게만 느껴지고,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에 '서울 특이한 곳', '서울 이색 놀거리' 등을 찾아보는 분들도 많은데요.

서울광장 13m 아래 지하공간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수십년 동안 출입이 금지돼 타 도시 사람들은 물론, 서울에 발을 딛고 사는 시민들 조차 존재 자체를 모르는 구역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과거엔 유령구역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 서울의 이색 명소 5곳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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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서울 여의도버스환승센터 공사 도중 우연히 벙커 입구가 발견되며 의문의 지하 벙커가 발견됩니다. 서울시 관계자들조차 모르고 있던 지하벙커의 존재가 알려지자 화제가 되었는데요.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보니 오른편엔  VIP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여 평(약 66㎡)의 공간이 드러났고, 그 안에는 화장실은 물론 쇼파와 샤워장도 갖춰져 있어 모두를 놀라게 했죠. 왼편엔 이보다 훨씬 넓은 180여 평(약 595㎡)의 공간에는 기계실과 화장실, 그리고 철문으로굳게 닫힌 2개의 출입문이 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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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 외에 정확히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소관부처와 관련 자료도 전혀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벙커의 위치가 1977 국군의 날 행사가 열렸던  옛 5.16 광장의 사열대 바로 아래인 점을 미루어보아 비상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피 공간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서울시 측은 상당한 크기의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10년간 고민 끝에 2015년 외부 공개를 결정했는데요. 이어 그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하며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 2017년에는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SeMA 벙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개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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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공간으로 관리하며 미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하는데요. 역사 갤러리 특별전과 더불어 공간의 미학적 특성과 장소성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 바로 옆에 있는 데다가 무료로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메리트에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죠.

2. 서울대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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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대학교 중에서 가장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는 평 단위로 환산하면 자그만치 130만평, 여의도의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면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교내 안에서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할 만큼 넓다보니 미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서울대 수영장입니다.

얼핏 보면 방치된 폐교처럼 보이는 이 수영장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인근에 위치한 것으로, 1980년대만 해도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이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차 이용자가 줄며 1990년 초 문을 닫은 뒤 20여 년간 방치됐는데요.

1970년대 모습과 방치된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뜻밖에도 2010년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가 앨범 ‘누 예삐오(NU ABO)’ 사진을 이곳에서 찍으면서 대중에게 폐수영장이 알려지게 됩니다. 이어 그라피티 아티스트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그림을 그리면서 힙합 가수들이 찾아와 뮤직비디오를 찍거나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을 찍으려는 학생이나 외부인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BTS가 지난 2015년 4월에 발표한 ‘Intro: 화양연화’란 곡의 뮤직비디오를 찍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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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건물 자체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족 사고가 날 수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서울시는 지난 2019년 이 수영장을 완전히 철거하기로 결정했는데요. 하지만  BTS가 세계적으로 K팝 붐을 일으키며 유명해진 데다 서울대에서 BTS 관련 연구를 하는 한 교수의 설득으로 철거가 중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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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대는 이후 학생들과 K팝 팬들이 방문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하는데요. 다양한 전시회는 물론 학생들의 문화 예술 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3. 경희궁 방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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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의 주차장 한쪽 구석에는 하늘색으로 칠해진 콘크리트 벽과 두툼한 출입문이 있는데요. 언뜻 보면 주차장 관리 시설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역사박물관보다 훨씬 오래 전인 1944년에 완성된 지하 시설물입니다.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곧바로 지하로 연결되는 지하 2층 규모로, 모두 10개의 방이 마련돼 있어 '경희궁 방공호'라 불리는데요.

보통 군사적 목적으로 제작되는 방공호에는 내부에 별다른 편의 시설들이 없기 마련인데, 서울역사박물관에 자리한 이곳은 조금 다릅니다. 엄청난 크기도 크기지만 수많은 방, 여기에 환기시설과 조명시설까지 갖춰져 있고 대형 모터를 설치할 수 있는 받침대도 존재합니다. 입구 부근에는 화장실과 세면대도 있고, 마치 사무 공간처럼 분할된 모습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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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형태의 지하 시설물이 들어선 이유는 대략 두 가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경희궁이 있던 곳에 세워진 경성중학교를 이용해서 일본군이 미군의 공습을 피하려 했다고 볼 수 있고, 또 하나는 광화문과의 거리가 600미터로, 당시 존재했던 조선 총독부와 가깝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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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씁쓸한 일제 잔재로 남아 있는 이곳은 약 40여 년 동안 출입이 금지되다가 지난 2017년 서울시에서 시민들에게 개방하며 최초로 공개됐는데요. 부정적인 역사가 녹아 있는 건축물이다보니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식민지 시절의 뼈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니 더더욱 남겨두고 기억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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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 관람 신청은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서 가능한데요. 식민지 말기에 암울했던 우리의 상황을 영상, 조명, 음향 등을 이용해 방공호의 느낌을 살리고 미디어아트를 이용 상징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다큐멘터리 영상자료도 볼 수 있습니다.

4. 신설동 유령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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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750만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무려 43년간 외부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일명 '유령 지하철역'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바로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지나는 '신설동역' 지하 3층에 위치한 신설동 유령역인데요.

1974년 1호선 건설 당시 만들어진 이곳은 노선이 조정되면서 완공되자마자 폐쇄되는 불운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후 일반인들의 출입까지 전면 금지돼 노선도나 지하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아 발길이 뚝 끊긴 유령역이라는 다소 공포스러운 명칭까지 얻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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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서울 지하철의 모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2022년 서울시에 의해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되었는데요.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독특한 매력으로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 2013년 영화 ‘감시자들’, 2016년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치얼 업(CHEER UP)’ 뮤직비디오 등이 촬영됐죠.

촬영,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2017년에는 전시공간을 만들고 시민들에게 일시 개방하기도 했습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원래 기능을 훼손하지 않고  안전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 유령 승강장 활용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앞서 소개되었던 여의도 지하 벙커, 서울대 폐수영장처럼 어떤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할지 기대되네요.

용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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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놀이공원은 담력 훈련과 공포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오싹한 소재인데요. 서울 중랑구 망우로에 자리한 '용마랜드'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1983년에 개장해 2011년 폐장하기까지 약 40여 년의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용마랜드는 현재 다양한 방송과 사진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인데요.

녹슨 철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서울의 관광 명소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페인트칠이 벗겨진 회전목마, 멈춰버린 바이킹, 녹슨 놀이기구들을 보고 있으면 화려했던 지난날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오히려 그 스산한 느낌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사진 찍기 좋은 촬영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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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대탈출3', MBC '나 혼자 산다', SBS '런닝맨' 등의 예능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엑소 '코코팝', 트와이스 '우아하게' 등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사람으로 북적대는 놀이공원도 좋지만 폐허가 되어 인적이 드문 놀이공원에서 색다른 체험을 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서울에 숨겨져 있다가 개방된 명소 5곳을 살펴봤는데요. 최근 시청광장 아래 숨겨져 있던 지하 공간이 40년 만에 추가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는 9월 8일부터 23일까지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지하 2층 미개방 공간을 시민들에게 선보이는데요.

해당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지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전도 10월 10일까지 진행한다고 하니, 위 장소들을 방문해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응모까지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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